그리움
너는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이
문득 가여워지는 사람
태양을 품은 심장과
반으로 가른 달 같은 두 눈,
모아 붙인 구름 같은
새하얀 살결을 가진 사람
별들은 스스로 부끄러워
제 빛을 내어준 뒤 사라졌고
바람마저 네게 빠져
너를 지나쳐 불지 못했던 사람
그리하여
사랑이었다.
둥근 시계 속이 아니었다면
우린 만나지도 못했을 거야.
2190바퀴의 시간,
그 안에서 어김없이 반복된
똑같은 일몰과 똑같은 일출.
그런 영원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은 고결하다 믿었으므로
턱밑까지 올라온 많은 말들을
과감히 내뱉지 못하고
시계는 내일도 둥글 것이니
삼키고 삼키고 삼켰다.
그리하여
이별이었다.
너와 함께였던 모든 시간에
발화되지 못하고
목구멍에서 태워졌던
많은 말들의 재가
그 후 몇 천 바퀴의 시간 동안
네 이름 석 자 위에
거듭 내려앉아
내 마음은 다시 어둠을 입었지만,
이따금 바람이 불어오면
빛나는 네가 새어 나와
내 어둠을 찢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