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진부한 상상에 빠진 적이 있다.
미리 알았다면
너에게 건네는 안녕에
물음표 아닌 마침표를 붙일 수 있었을까?
아니, 수 없이 주고받았던
그 따뜻한 안부들을
건넬 수는 있었을까?
과거는 추억으로 승화되고
아팠던 기억들만 결정으로 모여
날카로운 창끝으로 나를 찌르는데
이리될 것을
미리 알았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
지금 너와 나 사이에는
수백수천 자의 벽이 세워져
어떠한 표현도 이제는 닿을 수가 없는데
부질없다 한다.
의미 없다 한다.
미리 알았어도
나는 똑같았겠다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