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밤, 비 내리는 밤
자오록한 어둠 위로
망설임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
부서진 저마다의 눈물이
동심원으로 퍼지는
밤, 역시 비 내리는 밤
지나치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투명하지 않은 우산
조금의 찝찝함도 허락하지 않는 듯
물웅덩이만 찾는
내리꽂힌 시선
흩뿌려진 울음이
어떤 마음에도 닿지 못하는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어
여느 때처럼 갤 줄 알아
멋쩍게 웃어 넘긴 밤들이
이제야 사무친다.
고개를 들고
마주하려 해
네 눈물이 내 눈으로 들어와
네 설움이 내게 닿으면
나도
뜨거운 눈물 하나 보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