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펜과 종이가 내는 마찰음만이
이 곳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창가로 들어온 빛줄기가
이 곳의 먼지를 비추고 있다.
시험시간.
나는 지루한 눈빛으로
학생들을 감독할 뿐이다.
왼쪽 맨 뒷줄에서 세 번째.
아까부터 내 시선을 멈춰 세우는
당신이 앉아 있다.
어둠 속에서 한 점의 빛이 보이면
이리도 순수하게 바라만 보게 될까.
무언갈 적기도, 가만히 고민하기도 하는 모습이
대체 뭐라고
계속해서 바라보게 되는 걸까 의아하다.
혼자 빛나는 것 같아-.
나는 사치스럽게도 당신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