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하고 싶었던 말의 발목을 끊은 건
비루한 현실 한 가닥
하지 못했던 말은 하릴없이
마음 안에서 태워야했다.
날 가리는 이 천들은 계속 커지고
너 역시도 계속 커지는데
괜찮냐는 물음을 듣게 되는
미소짓지 않음에 익숙해지고
잠에 드는 일은 낯설어지는
이 우주에서 나가고 싶어
뜨거운 물을 욕조에 가득 담아
헐벗은 나를 넣고 서서히 녹여
내 마음같은 까만 잉크를 만들어
편지를 쓰면 네 마음에 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