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른 새벽, 학교로 향하는 이 큰 버스에 손님이 나 하나다.
묘한 즐거움을 느낀다.
문득 귀에 걸린 노래 한 소절이 의미로 다가온다.
'나타난 너의 시간이 나의 시간을 훔쳐간다.'
하나가 되는 걸까 싶다가 멈칫한다.
하나가 된다는 건 예쁜 일인데
분명 그렇게 느껴왔는데,
문득 무거운 부피감으로 느껴진다.
어쩌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집착이
너와 나를 힘들게 한 건지도 몰라.
우리는 복수형이다.
하나가 아니야.
누군가가 자신을 버림으로써 완성되는 관계가
아름답고 건강할리 없다는 당연한 명제를
오늘에서야 참으로 판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