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조도가 쓴 시를 최근 순으로 읽는 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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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이른 새벽, 학교로 향하는 이 큰 버스에 손님이 나 하나다. 묘한 즐거움을 느낀다. 문득 귀에 걸린 노래 한 소절이 의미로 다가온다. '나타난 너의 시간이 나의 시간을 훔쳐간다.' 하나가 되는 걸까 싶다가 멈칫한다. 하나가 된다는 건 예쁜 일인데 분명 그렇게 느껴왔는데, 문득 무거운 부피감으로 느껴진다. 어쩌면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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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
이기고 지는 일이 단순한 결과나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을 쓰게 되는 이유, 기대. 무언가를 바라게 되면 우리는 더 큰 기대와 실망이라는 두 갈레길을 끊임없이 걷게 될 뿐이다. 마음 쓰지 말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의미 있지만, 의미를 지우는 일은 가치 있다. 승패를 그저 승패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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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무엇이든 나를 떠나버린 모든 것들이 남긴 그 빈자리를 그저 추억으로 새로운 가능성으로 오로지 빈자리로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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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다수에 대한 객체 그 자체로 주체가 되기 어려운 집단 하지만 다수의 다수야말로 소수에 대한 객체이며 그 자체로 주체가 되지 못한 집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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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도 칼바람에는 베이는구나 고개 숙인 입김으로 신음한다. 오늘도 하루만큼 닳았다. 가슴 뜨거워지는 꿈이랄 게 나도 하나쯤 있었던 것 같은데 꿈을 꾸는 건지, 꿈을 꿨던 건지 오갈 데 없는 후회와 달리 몸은 캄캄한 집으로 향한다. 신을 벗고, 벽을 짚는다. 공허 속에 맨발이 집 바닥에 닿는다. 소름 끼치…